미국 게임 산업이 붕괴되고 있는 이유 – 게임이 잘 팔려도 개발자는 잘린다!

최근 미국 게임 산업에서 이상한 일이 계속 벌어지고 있어요. 한국에서 출시한 데이브 더 다이버는 스팀에서 출시한지 1-2년 만에 500만장을 팔았고 (관련 기사) 중국에서 개발한 마블 라이벌스가 출시 72시간 만에 게임 플레이어 수가 1,000만 명을 돌파하고(관련 기사), 일본 프롬 소프트웨어에서 개발한 아머드 코어는 게임 장르 자체가 매니악 한데도 불구하고 출시 1년만에 300만장 돌파 소식을 알려주었었죠. 미국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 게임 역시 마찬가지로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했는데, 그 직후 대규모 레이오프가 발표됐어요. 게임이 잘 팔리고 있는데도 왜 개발자들은 짤리는 걸까요?

축소 전에 생겼던 코로나가 만든 황금기

2020년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되면서 영화나 식당 같은 산업이 적자에 시달리고 있을때 게임 산업은 역사상 유례없는 호황을 맞았어요. 코로나 때문에 집에 갇힌 사람들이 게임으로 몰리면서 플레이 시간이 폭발적으로 늘었고, 투자자들의 돈이 게임 산업으로 쏟아졌어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게임 산업에 들어온 투자, 인수합병, 공모금을 합치면 총 1,153억 달러에 달해요. 큰 기업들은 이 성장세가 영원히 지속될 거라 믿고 공격적으로 사람을 뽑고 회사를 사들였어요.

무엇이 축소를 시작시켰나

하지만 이 이후에 점점 게임 산업이 꺾이게 되는데 대표적으로 게임 산업의 내부구조 문제와 외부구조 문제가 합쳐진 원인이 커요.

외부의 영향 — 점점 무너진 시장

  • 코로나 이후의 산업 예측 실패 – 백신이 나오고 사람들이 밖으로 나가기 시작하면서 게임을 즐기는 시간이 줄어들기 시작했어요. 미국 게임 매출은 2021년 대비 6.3% 감소했고, 인플레이션을 반영하면 실질적으로 약 96억 달러가 사라졌어요. 문제는 회사들이 이미 그 돈을 써버린 상태였다는 거예요. 여기에 2022년 미국 인플레이션이 40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금리가 오르자, 코로나 시절 싸게 빌려서 투자하던 자금 조달이 막혔어요. 회사들이 비용을 줄이는 가장 쉬운 방법인 레이오프로 향한 거예요.
  • 무리한 인수합병의 부메랑 – 2019년에 35억 달러 수준이던 게임 산업 인수합병 규모가 2022년에는 1,220억 달러로 폭발했어요. 회사를 사면 항상 중복 인력 정리가 따라와요. 가장 극단적인 사례가 Embracer Group이에요. 코로나 시절 수십 개 스튜디오를 사들이다가 2023년 기업이 원했던 거래가 실패하면서 한순간에 무너졌어요. 결국 8,000명을 해고하고 40개 이상의 스튜디오를 폐쇄했어요. 이 기업 이외에도 다른곳에서도 정리해고를 하였고 2022년부터 2025년까지 게임 산업 전체에서 해고된 인원만 약 45,000명이에요.

내부적인 이유 — 게임 개발 구조가 망가졌어요

  • 게임 개발자 이외의 팀들이 개발 참여 – 많은 업계 관계자들이 지적하는 내부 문제는 “비전 없는 위원회식 개발”이에요. 예전엔 게임 하나에 강력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비전이 있었어요. 디렉터의 비전을 향해 개발자들이 하나로 뭉처 좋은 예술 작품을 완성하는 식이었죠. 하지만 대형 스튜디오로 커지면서 마케팅팀, HR팀, 외부 DEI 컨설턴트, 경영진이 모두 개발 과정에 개입하기 시작했어요. 결과물이 창작자의 게임이 아니라 여러 팀의 요구사항을 취합한 “영혼 없는” 게임이 되는 거예요. 실제로 2024년 개발자 설문에서 68%가 이런 내부 정책이 창작의 자유를 제한한다고 답했어요.
  • Concord, Suicide Squad, Dragon Age: Veilguard처럼 수억 달러를 쏟아부었지만 소비자에게 외면받은 게임들이 공통적으로 지적받은 문제가 바로 이거예요. 게임 외부의 영향력이 더 커지면서 게임 자체가 재미없어지면서 매출이 떨어지고, 그 손실이 결국 경영진이 아닌 개발자의 해고로 이어지는 구조예요.

코로나 이후에도 축소는 왜 계속되는가

저는 솔직히 말해서 이 여파가 재작년까지만 지속 될줄 알았어요. 코로나로 인한 황금기가 2년이였으니 적어도 2년동안은 암흑기일거라고. 하지만 작년에도, 이번년도에도 축소는 계속 되고 있어요. 이 이유는 코로나의 여파가 아닌 다른 이유가 같이 생기고 있어서 그래요.

  • AAA 개발 비용의 증가 – 예전에는 AAA 게임 제작비가 5,000만~1억 5,000만 달러 수준이었는데, 지금은 2억 달러 이상이 기본이에요. 마케팅비까지 합산하면 6억 달러를 넘기는 프랜차이즈도 있어요. 매출 성장은 정체됐는데 비용만 계속 오르는 구조예요. Microsoft가 역대 최고 매출을 발표하면서 동시에 9,000명을 해고한 것도 이 맥락이에요. 이익이 나도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성장률을 못 맞추면 비용을 줄여야 해요.
  • AI의 대체 – 글쓰기, 아트, QA, 현지화 분야에서 AI가 사람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어요. GDC 2026 설문에서 게임 산업 종사자의 52%가 생성형 AI가 게임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답했어요. 2년 전 18%에서 계속 올라가는 수치예요. 아이러니하게도 Microsoft 산하 King은 레이오프된 직원들이 만든 AI 툴로 그 직원들의 자리를 채울 수 있다는 보도까지 나왔어요.

그렇다면 현재 상황은?

GDC 2026 행사장에는 이상한 현상이 펼쳐졌어요. 한쪽에서는 AI 자동화 툴을 팔면서 기술을 뽐내고 있었고, 다른 쪽에서는 해고된 개발자들이 일자리를 찾는 아이러니한 광경이 펼쳐졌어요. GDC 보고서에서 학생 응답자의 74%가 게임 산업 취업 전망을 걱정한다고 답했고, 교육자의 87%는 학생들이 졸업 후 취업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요.

하지만 제가 기대하는 조용한 혁명도 생기는 느낌이에요. AAA 스튜디오를 떠난 개발자들이 소규모 인디 스튜디오를 차리면서 막혔었던 창의적인 게임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고 인디게임 스튜디오 개발자들 역시 좋은 게임들을 많이 만들어 내고 있어요. 유비소프트에서 떠난 개발자들이 프랑스에서 개발한 첫 게임 “Clair Obscur: Expedition 33″은 메타크리틱 유저 스코어 9.7을 받으며 출시 후 300만 장 이상 팔렸었고 게임 Kenny Sun and Friends 는 여러 게임을 만든 끝에 작년에 인기작인 “Ball X Pit”이 출시하였고 3개월 만에 스팀 리뷰 96% 유지하며 100만장이 팔렸죠. 큰 회사의 구조 안에서는 절대 못 만들었을 게임이죠. (관련 기사)

제가 보았을때 게임 시장 자체의 고용률이 축소 했지만 축소한 만큼 천천히 다양한 방면으로 발전해 가고 있는것 같아요. 앞으로 미국 게임 산업은 소수의 대형 퍼블리셔와 수많은 소규모 인디 스튜디오로 양극화되는 방향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저도 게임 개발자로서 좋은 게임을 만들어야 겠다 하고 열심히 일하고 있지만 이 상황을 피부로 느끼고 있고 저의 많은 친구들이 직장을 잃고 아직까지도 못찾고 있어서 너무 아쉬습니다. 빨리 이 사태가 끝나고 다시 원위치로 돌아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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